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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 ‘슈프림’ 성공 비결 - “적게 팔고 고객을 미치게 만든다”   2013-06-10 (월) 14:48
MD매니저   11,503



스트리트 패션 ‘슈프림’ 성공 비결
“적게 팔고 고객을 미치게 만든다”

뉴욕 소호(SoHo)의 ‘라파예트(Lafayette)’ 거리. 비슷비슷한 캡을 눌러쓴 젊은이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지어 서 있다. 아예 전날 밤부터 이곳에서 기다린 듯한 이들은 오전 11시30분이 되기만을 기다린다. 이윽고 스토어의 문이 열리고 체구가 큰, 그러나 검은 수트가 아닌 후드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경호원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한 번에 채 10명도 안 되는 사람들만을 스토어에 들여보낸다. 오래 기다려온 그들은 인터넷으로 미리 봐 둔 신제품을 향해 단번에 달려간다.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품도 아이템당 한 개. 당장 사용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아이템을 일단 무조건 구매하고 본다.
 
사용하지 않을 것들은 ‘이베이(ebay)’에서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렬은 스토어가 문을 닫는 7시까지 이어진다.
 
기다렸던 신상품은 일찌감치 바닥났다. 다른 사이즈를 찾는 고객에게 역시 캡을 쓴 점원들은 없으니 다른 것을 사가라고 퉁명스레 반응하고, 고객들은 그들의 태도 역시 이 브랜드 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적게 팔고 불친절하게 해도 고객이 미치도록 사랑하는 기업. 판매율과 재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업. 패션 브랜드이지만 문화 아이콘이 돼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아메리칸 힙합컬처의 대명사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기업. 바로 「슈프림」을 전개하는 슈프림(Supreme)이다.
 
매출액이 중요하지 않다며 숫자를 밝히지 않지만 알고 보면 영리하고 정교하게 유통전략을 펼치는 기업. 고객들을 마법에 걸리게 하는 걸까? 모두가 확장을 부르짖는 지금, 반대의 길로 가면서도 충분히 자신을 굳건하게 포지셔닝하는 이 기업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새벽부터 죽 늘어선 줄이 문을 닫는 저녁 7시까지 이어져 있다. 제한적으로 고객을 들여보내다 보니 숫자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 매장에 들어간 사람들도 구매 개수가 제한돼 있어 아쉬운 표정이다. 그런데도 아쉬운 대로 남아 있는 신상품이라도 발견한다 치면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기뻐한다. 스토어 문을 닫기 전에 경호원에게 차단되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당초 원하지도 않던 제품도 사 가지고 나온다. 마법에 걸린 뉴욕의 젊은이들에게는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겪는 문화가 돼버렸다.

지난 3월 14일 뉴욕을 대표하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꼼데가르송(COMME des GARSONS)」 셔츠의 콜래보레이션 신상품 발매 현장이다. 둘의 만남만으로도 화제가 된 이 콜래보레이션에서는 「슈프림」의 상징적인 빨간 로고가 뒤집혀진 채 「꼼데가르송」 특유의 ‘도트(dot)’ 무늬가 함께 프린트돼 있는 제품들이 출시돼 마니아들을 흥분케 했다.

「슈프림」의 온라인 스토어 역시 오픈 후 몇 분 사이에 제품들이 매진돼 나갔다.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이 아이템을 찾으러 ‘이베이(ebay)’를 뒤진다. 그새 한참 더 비싼 가격에 자신이 눈앞에서 놓친 제품들이 올라와 있다.


무조건 구매한다!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돼!
아예 이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밤새 줄을 선 사람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소수의 한정 상품만을 생산하고 사기 어렵게 만들어온 ‘감질나는 마케팅’의 「슈프림」은 이런 ‘세컨드 마켓 경제(second market economy)’를 일으킨 주인공들이다.

「슈프림」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수순이 당연해보인다. 오랜 충성 고객들은 말한다. 이만하면 많이 친절해진 것이라고. 이전에는 디스플레이 돼 있는 물건에 손도 대지 못한 채 구매를 결정해야 했다. 예술 작품에 손을 댈 수 없는 아트 갤러리와 같은 셈이다. 포개져 있는 티셔츠에 손을 대기라도 하면 불친절한 응대가 나오는데다가 조금 불온해 보이는 점원들에게 호통을 들어야 했다.

손님인 내가 괜히 잘못 찾아오기라도 한 듯한 기분. 물건을 사려면 마치 무슨 자격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뉴욕 거리의 거칠고 반항적인 진짜 스케이트보드 마니아들의 공간. 이렇게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진짜 커뮤니티로 1994년 「슈프림」의 스토리가 시작됐다. 바로 지금 그 라파예트 거리에서.


스케이트보드 스토어로 시작 토털 패션으로
「슈프림」은 처음부터 스케이트보드에 집중했다. 창업 당시, 창업자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를 사로잡는 것은 스케이트보드 하나였다. 1994년 맨해튼의 스케이트보드 숍들이 다들 문을 닫을 때, 그는 오히려 맨해튼에 스케이트보드 숍을 열었다.

남들은 장사가 안 돼서 문을 닫는 시점에 그는 관점이 달랐다. 너도 나도 다들 문을 닫아버리면 정작 스케이트보더들에게는 좋은 숍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문제는 창업자 자신이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잘 알지 못한다는 데에 있었다.

「슈프림」을 열기 전에 운영했던 「스투시(Stussy)」는 스케이트보더들이 좋아하던 스트리트웨어였고 창업 당시 자신을 사로잡은 것도 오로지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와 제품들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뉴욕 스케이트보드 씬(Scene)*’ 자체는 잘 알지 못했다.





전략1. 스케이트보더 직원 고용 ‘놀면서 일한다’
그런 그의 두 가지 전략. 첫째, 뉴욕의 스케이트보더를 직원으로 고용하는 것, 그리고 스케이트보더를 위한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제임스 제비아는 처음 창업할 때 자신 외에 뉴욕 다운타운의 스케이트보더 한 명을 직원으로 고용했다.

창업자 자신은 뉴욕 스케이트보드 씬을 잘 몰랐지만, 뉴욕 다운타운의 한 스케이트보더 크루(Crew)*에 속해 있던 그 직원은 그 판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 직원은 이후에 뉴욕 다운타운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이자 스케이트보더인 지오바니 에스테베스(Giovanni Estevez)였다. 첫 스토어를 오픈할 당시에는 매장 스태프들이 모두 다운타운 스케이트보더들이었다.

오픈 첫날부터 스케이트보더들이 매장으로 몰려들었다. 스케이트보드 크루 친구들을 초대한 것이 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이다. 우리 정서로 말하자면 친구들이 모여서 일하는 매장 개업식 잔치에 우르르 구경 간 셈이다. 이 스케이트보더들은 계속해서 매장에서 어슬렁거리며 몰려 놀았고, 심심하면 당시 한가했던 소호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창업자가 나서지 않는 ‘Behind The Scene’
이 보더들은 이후로도 계속 매장에 와서 어울려 다녔다. 아예 시원하게 열린 매장 안에서 보드를 타고 돌아다닐 수도 있었다. 제임스 제비아는 도무지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전에 그가 유니온(Union) 스토어나 「스투시」를 운영하며 스트리트웨어를 판매할 당시에는 손님들이 그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그런데 「슈프림」 스토어에는 보더들이 그야말로 ‘놀기 위해’ 모여들어서 하루 종일 시간을 때우다가 갔던 것이다. 이런 스케이트보더의 문화를 보며 당시 그는 앞으로 이 비즈니스에서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자기보다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잘 아는 스케이트보더 그 자신들이 그들만의 문화, 「슈프림」을 찾는 보더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내버려 두기로 한 것이다. 직원들도 놀러온 스케이트보더들도 자유롭게 풀어두고 자신은 한 발짝 물러나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만 했다.


직원과 고객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향유하다
이 전략이 주효했다. 직원들과 고객들(처럼 보이는 매장에 놀러온 스케이트보더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스케이트보드 스킬을 나누기도 하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슈프림」 에서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에 집중해서 시작된 스토어의 아이덴티티를 주 고객인 스케이트보더들이 직접 자신들 스타일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보다 더 진정성 있고 이상적인 브랜딩이 어디 있을까. 이 매장은 ‘진짜배기’ 스케이트보더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아예 「슈프림」 스케이트보드 팀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러는 동안 스케이트보드 제품 외에 옷이라고는 딱 세 종류밖에 없던 티셔츠가 금세 다 팔려나갔다.

제임스 제비아는 「슈프림」 매장을 찾는 스케이트보더들의 옷 입는 스타일을 유심히 관찰했다. 당시 보더들은 폴로 등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멋지게 꾸며 입었었지만, 그들이 입을 만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는 없었다. 그는 미국 서부 출신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옷들은 촌스럽고 뉴욕 다운타운 보더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뉴욕 스케이트보더를 위한 옷들이 필요함을 발견하고 어패럴 라인을 본격적으로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전략 2. 더 좋은 제품 만드는 데에 집중한다.
이렇게 「슈프림」의 제품 디자인은 명확한 타깃, ‘뉴욕 다운타운 스케이트보더’에 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크(Deck, 스케이트보드 판), 바퀴, 보더들이 입을 티셔츠 등 처음부터 「슈프림」 스케이트보드 스토어의 주 고객을 위한,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던 것.

창업 후 1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임스 제비아는 「슈프림」의 성공에 대한 질문에 언제나 ‘하이 퀄리티 제품’을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그 정도로 「슈프림」은 제품의 품질에 대해 집착한다. “속임수나 비책은 없다. 우리가 좋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잘되는 것이다.” (2012년, 뉴욕타임스 인터뷰 중)

미국 유명 매거진 ‘인터뷰(Interview)’ 에디토리얼 디렉터(Editorial Director)이자 ‘지큐(GQ)’ 에도 스타일 어드바이스를 기고하는 ‘글렌 오브라이언(Glenn O’Brien)’도 「슈프림」의 장점으로 제품의 품질을 꼽았다. 기본 아이템인 청바지 하나만 해도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 ‘가장 좋은 제품’ ‘합리적 가격’
2008년 경제위기 때에도 그들의 전략은 딱 두 가지였다.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든다”, 그리고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 전략은 통했다. 동일한 전략으로 지난 19년간 뉴욕에서 버텨온 것처럼.

예를 들면 스웨트 셔츠 하나를 만들 때에도 품질 좋고 두툼한 원단에, 로고를 더 튼튼하게 박아 넣어 ‘제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경쟁자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팔았다. 경쟁사의 스웨트 셔츠가 48달러일 때, 「슈프림」은 68달러에 내놓았다. 사람들이 분명 그 차이를 알아봐 줄 것이라는 믿음은 시간이 지나며 현실이 됐다.

이후 제임스 제비아는 조용하고 신중하게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천천히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그는 창업 초기나 지금이나 새로운 고객을 끌기 위해 요란 떨지 않는다. 광고도 진행하지 않고, 5년 전까지는 룩북 촬영도 안 했다. 셀러브리티에게 자신들의 옷을 입고 방송에 나가달라고 애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오히려 셀러브리티 자신들이 레드카펫에 「슈프림」을 입고 나타나는 등 적극적으로 이들을 지지한다.


광고, 협찬 없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것이 브랜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0년, 「슈프림」 브랜드 북, Rizzoli 출판). 「슈프림」은 그저 ‘진정 「슈프림」다운 것’(Be authentic to ‘Supreme Code’)에 일관되게 집중해왔다. 재킷부터 스케이트보드 데크(보드 판)까지 전체적으로 시즌마다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이런 스트리트웨어 스타일이 더 이상 ‘쿨하게’ 여겨지지 않는 시기에도 말이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이 일관성(Consistency)이 브랜드의 이미지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관된 메시지를 꾸준히 오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오랫동안 「슈프림」을 좋아해온 이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슈프림」의 태도나 아이덴티티, 창업자의 태도가 변함없다고 느낀다.

「슈프림」의 브랜딩을 이야기하면서, 마치 전략적으로 철저히 관리돼 온 ‘100대 브랜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듯 소개해 왔지만, 사실 ‘「슈프림」 코드’에는 뉴욕 다운타운 스트리트 문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가장 강력하다. 스케이트보더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슈프림」이 아니던가.





가장 「슈프림」다운 것 ‘Supreme Code’
사실 고객들은 ‘「슈프림」답다’를 말할 때 스트리트 컬처 특유의 악명 높은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며, 그것이 매력이라고도 말한다. 사업 초기, 광고를 진행할 예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그들은 로고가 박힌 스티커를 찍어냈고 「슈프림」 마니아들은 도시의 여기저기에 이스티커를 붙이는 게릴라 마케팅을 즐겼다.

1994년에는 「슈프림」 로고 스티커를 CK underwear 광고 위에 붙여 송사를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이 사건조차 오히려 세상에 그들을 알리는 해프닝일 뿐이었다. 2000년에는 「루이뷔통」 고유의 모노그램을 데크에 새겨서 팔았다가 판매 중지 처분을 당했다. 이뿐만 아니다. 2003년 뉴욕포스트에는 「슈프림」 티를 입고 있는 금융 사기범의 체포 사진이 실렸는데, 그 사진을 그대로 티셔츠에 새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범죄자가 「슈프림」을 입었다는 것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배짱 있게 자랑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악명 높은 사건들조차도 「슈프림」 고유의 반항적인 명성을 형성하는 데에 공헌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마니아들로 하여금 더 열광적으로 「슈프림」을 숭배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정 판매에 극도로 통제된 리테일 ‘감질 마케팅’
제임스 제비아는 확장을 하거나 매출을 올리는 것, 여성복 라인을 런칭해 라이브 스타일로 발전하는 것 등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지난 19년 동안에도 확장해서 돈을 벌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브랜드처럼 브랜드를 확장해나가고, 유명 백화점에 모두 입점하겠다는 식으로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다.

회사와 관련된 숫자에 대한 자료 공개는 물론, 숫자를 언급하지도 않는다. 관심이 없다는 식이다. 자신들은 마켓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유통채널을 매우 꼼꼼하고 영리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소수의 「슈프림」 스토어와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슈프림」의 신제품을 만날 수 있으며 그조차 매우 한정된 수량을 발매한다. (‘Short Running’ Strategy)

이 때문에 마니아들은 신제품이 막 나왔을 때 구입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제품이 대부분 팔려 나가다보니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재고에 대한 부담도 없다. 다만 판매 물량을 늘려 급속도로 성장하려는 욕심을 줄이는 것뿐이다. 제품의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다.


숫자 공개 않는 정책, 유통채널 영리하게 관리
「슈프림」 스토어는 파트너와 함께 일본에서 운영하는 여섯 개 지점을 제외하고는 뉴욕에 한 곳, LA에 한 곳, 2011년 문을 연 런던 스토어까지 딱 세 군데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계에 있는 「슈프림」 마니아들은 웹사이트에서 못 구하면 결국 ‘이베이(ebay)’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예 「슈프림」을 입지도 않으면서 신상품 발매일에 물건을 최대한 많이 구입해서 온라인에서 훨씬 비싼 값에 판매하는 비즈니스까지 활발해졌다. 뉴욕에 관광을 와서 「슈프림」 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은 실제 가격이 이렇게 합리적인 것에 놀라며 온 김에 다량을 구입해 갈 정도이다. 이런 거대한 세컨드 마켓까지 형성된 것, 그야말로 ‘「슈프림」 효과’다.

「슈프림」의 콜래보레이션 제품들은 특히나 더 한정된 수량으로 발매되고 당일이면 품절돼 버린다. 이 때문에 출시 24시간 전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해져버린 스트리트웨어의 콜래보레이션과 한정판매 또한 「슈프림」의 유산이다. 그동안 소비자를 열광케 한 「슈프림」의 콜래보레이션 리스트를 살펴보면 그 면면이 화려하다.


다양한 한정판 콜래보레이션 ‘솔드아웃’ 행진
「나이키」 「리바이스」 「노스페이스」, 일본의 「비즈빔(Visvim)」 「반스」 「팀버랜드」 「클락스」 「오클리」 선글라스 등 패션, 액세서리,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부터, 뉴욕의 「톰브라운」과 「애덤 키멜」, 「꼼데가르송」 등 디자이너 브랜드, 독자적인 프린트로 유명한 영국 전통의 런던 리버티 백화점 등이 그동안 함께 작업을 해왔다.

브루클린 머신 워크스와 함께 자전거를 생산하기도 하고, 유명 패션 포토그래퍼 테리 리처드슨과 함께 캘린더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디즈니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명인이 「슈프림」 로고티셔츠를 입고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티셔츠에 프린트한 ‘포토 티’ 시리즈에는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 노장 록 뮤지션 루 리드 등이 그동안 참여했다.

그동안 이렇게나 많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 것도 놀랍지만 함께한 브랜드, 아티스트들이 각 영역을 대표할 만큼 거물급이라는 사실도 대단하다. 사람들은 이 작은 스케이트 브랜드가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저런 유명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는지에 대해 매번 놀랍다.


유명 아티스트의 콜래보레이션으로 고객층 넓혀
제임스 제비아는 자신들이 유명하지 않거나 사업이 크지 않을 때에도 자신들이 제안하는 프로젝트 자체가 멋지면 분명 아티스트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우선 스케이트보드 판, 데크(Deck)부터 시작했다. 그것 자체로 마치 화가들의 캔버스처럼 아티스트가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백지와도 같은 공간이었다.

여러 아티스트들과 콜래보레이션해 탄생한 데크를 스토어에 내걸었고, 사람들은 이 다양한 데크를 예술 작품을 모으듯 모으기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를 사서 타지 않고 전시를 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다카시 무라카미, 리처드 프린스 등 빅네임 아티스트들과도 함께 작업하기에 이르렀다.

「슈프림」이 특별한 콜래보레이션을 워낙 많이 진행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콜래보레이션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쉽게 쉽게 나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슈프림」이니까.’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무라카미, 마이크 타이슨…
그러나 제임스 제비아는 콜래보레이션이 한 번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자신들은 이를 위해 정말 고생한다고 말한다. 그저 사람들이 아티스트나 스트리트웨어 마니아들에게 쉽게 기대하는 것처럼 ‘쿨한데?’ ‘재미있겠는데?’ ‘한번 해볼까’ 해서 척척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예로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을 캠페인에 동원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설득한 끝에야 겨우 그의 동의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렇게 해서 마이크 타이슨이 찍힌 티셔츠가 출시됐다. 유명 현대작가들이 콜래보레이션에 동원되는 과정에서는 아트 큐레이터가 개입돼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렇게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한 후에 결국 출시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콜래보레이션을 함께할 아티스트나 브랜드를 선별하는 기준도 까다롭다. 「슈프림」의 제품에 적합한지, 「슈프림」 고객이나 마니아들에게 의미 있는 아티스트 혹은 브랜드인지, 예측 불가능한 조합인지를 따져본다.


나만의 방식 가진 독립적 스케이트보드 컴퍼니
스트리트웨어에 기대하지 않았던 브랜드,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은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왔다. 인지도가 높아지며 고객층을 조금씩 넓혀가는 도움이 됐다. 특히 세계적인 수준의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함으로서 「슈프림」이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세계 곳곳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세계적인 스트리트웨어의 유행과 하락, 수많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의 흥망성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년째 오롯이 그 자리를 지키며, 뉴욕과 세계를 대표하는 스트리트웨어가 된 「슈프림」. 앞으로 20년 뒤 「슈프림」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제임스 제비아가 제시하는 「슈프림」의 정신과 비전은 명확하다. “나는 사람들이 「슈프림」을, 우리만의 것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오랫동안 해 온, 작고 독립적인 스케이트보드 컴퍼니로 봐주길 원한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해나갈 수 있기를 원한다.”(2010, 「슈프림」 브랜드 북, Rizzoli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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